흡연, 감사합니다(2005)
Thank you for Smoking
감독 : 제이슨 라이트만
장르 : 코미디
영화에 쓸 포스터를 선택하느라 잠깐 고민했다.
이것보다 좀 더 직관적인 포스터가 있었지만, 좀 자극적이라 무난한 것으로 선택했다.
포스터 속의 사람은 이 영화의 주인공인 닉으로, 담배회사의 로비스트로 활동 중이다.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 속 주인공이 매우 매력적이라 킬링타임용으로 좋은 영화였다. 주연 배우인 아론 에크하트의 연기도 좋았다.
사실 필자는 로비스트라는 직업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로비스트가 정식적인 직업으로서 인정되고 정치에서 로비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정치라는 링 위에서 서로가 자신의 이익을 걸고 겨룬다고 할 때, 각자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패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평등하지 않는가? 돈 있는 사람이 돈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돈을 이용한 로비활동)은 어떻게 보면 손발을 묶어두는 행동은 아닐까? 그러나 돈 있는 자와 돈 없는 자가 '자신이 가진 것을 다 이용하여' 싸울 수 있도록 한다면 폭력도 용인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돈'은 정당한 무기로 인정해주면서 '폭력'은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왜인가. 자본주의는 정당한 것이고, 폭력은 야만적이기 때문에? 돈으로 억압하는 것은 야만적이지 않은가?
이에 대한 답변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언급할 필요도 없이 기본적으로 사회가 자연으로부터 구분되어 성립되는 조건을 생각해보면 된다. 철저하게 육체적 힘과 폭력으로 전부인 자연과는 달리 사회는 이성을 통한 법과 제도, 규제가 있기 때문이고, 이러한 문명사회를 성립시키기 위해 폭력을 배제하기 때문이다. 문명 사회에서 폭력은 필요악으로서 사회를 지켜야 하는 경우에 한해 최소한으로 허용할 뿐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폭력이란 오직 주먹만을 의미하는 것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며, 직접적인 무력이 아니라는 이유로 돈을 정당한 무기로 인정해주면 그것은 마치 어른과 아이의 싸움도 둘 다 무기를 들지 않았으니 공평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원래 평등의 의미도 저마다 다르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정치는 민주주의답게 '머릿수'싸움이 가장 공평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머릿수 싸움은 역시 설득과 언변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설득, 언변을 담당하는 것이 로비스트의 역할이므로 직업의 본래적 의미만을 따졌을 땐 로비스트도 정당한 직업이라 여겨질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로비스트를 인정한다는 것이 참으로 미국답다는 생각이 들지만, 변호사가 시장의 공급과 수요에 의해 돈을 많이 주는 쪽의 변호를 맡게 되듯이 로비스트도 자연스레 돈을 많이 주는 특정 이익단체를 위해서 일하게 되고, 이것은 공익을 헤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로비스트가 없다 하더라도 정치는 원래 자원 배분 싸움이니, 무엇이 됐든 승자가 더 가져간다.
헛소리가 길어졌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담배회사의 로비스트며, 로비스트답게 언변이 매우 좋아서 논쟁에서 승승장구한다. 주인공의 대사를 생각하지 않고 듣다보면 주인공의 언변에 넘어가서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있을 정도다. 물론 생각을 좀 해보면 주인공은 몇가지 논리적 헛점을 가지고 있지만, 논쟁에서 바로바로 대응책이 나올 수 있겠나 싶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코미디, 드라마로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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