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떠오르는

A집안과 B집안이 있는데...

어둠속검은고양이 2016. 12. 31. 11:34

A와 B라는 두 집이 있다.

 

A라는 집은 일찍이 해외의 효율적 건축 시스템을 받아들여 집을 새롭게 개조했다.

안에 가구도 새롭게 들여놓고, 살기 좋게 만들었다.

 

그런데 B라는 집은 여전히 그대로다.

후진적인 화장실에, 조리기구도 별로고, 위생도 별로다. 난방과 냉방도 별로인 상태다.

 

그런데 A쪽 집안에서 B집안에 와서 집을 새롭게 개조해주겠다고 한다.

 

B쪽 집안은 이를 거부한다.

사는데 불편함이 없고, 부족한 부분은 차차 우리가 알아서 고쳐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A 집안 사람들 그렇게 살면 힘들다고 강제로 B집안에 들어와서 막 뜯어 고친다. 가구도 새롭게 놓고, 조리기구도 새롭게 놓고, 리모델링을 시작한다. B 집안 사람은 한사코 거부하는데도, 그런 마음가짐도 문제라면서 B집안의 부모를 내쫓는다. B집안의 어린아이들도 직접 교육시키겠다고 한다.

 

그러다 경찰이 와서 A집안 사람을 쫓아냈다.

그러자, A집안 사람들이 하소연을 한다. B집안을 위한 일이었으며, 자신들 덕분에 집이 한층 더 좋아졌지 않냐고 주장한다.

 

여러분은 A집안 사람들 말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가?

동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일본의 식민지 근대화론 주장이 바로 이것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집안을 마음대로 뜯어고쳐도 좋다는 사람이 있다면, 근대화론을 주장해도 군말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