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리뷰다.
극단적으로 평가하자면, 이 영화는 에로영화도 아니고, 공포 영화도 아닌, 공포가 가미된 삼류 에로 영화에 가깝다. 아는 이가 무섭다고 추천해줘서 보았는데.....글쎄다. 소개해준 분을 내가 팔로우(follow)해주고 싶달까..
첫 시작은 신선했다.
갑작스럽게 집에서 여자가 뛰쳐나오고, 무언가로부터 도망친다. 바닷가에서 공포에 질려 있던 그녀는 다음 날 시체로 발견된다. 그 무언가가 무엇일까. 어쩌면, 그 무언가를 끝까지 밝히지 않고, 분위기를 긴장감과 공포감을 조성했더라면 성공적인 영화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인시디어스나 컨저링 같은 초자연적인 귀신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지, 파라노멀엑티비티 같은 건 싫어하는 편이다. 보다가 잠들었다. 아마 그 무언가를 밝히지 않고 끝까지 영화가 갔더라면 약간 파라노멀엑티비티 같은 류의 영화가 됐을 거라 생각해본다.
딱 터지는 공포영화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실망감이 클 영화다.
조근조근 다가오는 그런 영화랄까...데스티네이션은 주인공이 언제 죽을까(?) 하고 보는 심리처럼 언제 다가올까, 언제 주인공이 눈치챌까하는 조마조마한, 그런 심리를 자극하는 영화다. 하지만 문제는 귀신이 천천히 걸어와 느려터졌다는 것이 문제다. 눈치채더라도 관객입장에서는 '쟤 나왔네. 오 눈치챘네.' 이정도 느낌뿐,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며 '와...떨려. 안돼. 안돼. 나온다.'이런 느낌이 절대 들지 않는다.
스포라고 하기 애매한 스포가 있다.....?
그만큼 예측하기 쉬운 영화고, 그냥 대놓고 나오는 영화니까, 말하겠다.
어느 귀신이 끝없이 follow 한다. 다른 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데, 오직 자신에게만 보이는 귀신이 자신만을 응시한 채 끝업이 따라온다. 그게 전부다. 귀신이 달려온다거나, 칼을 든다거나, 하는 직접적인 위협이 느껴지지도 않아서 긴장감, 공포감이 없다. 그냥 걸어서 다가온다. 벽을 통과하지 못해서 창문을 부수거나, 문을 열어줄 때까지 끝없이 노크하면서 기다린다. 독특한건 이 귀신은 섹스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A를 쫓아다니다가, A가 B와 섹스를 하면, B를 쫓아다닌다. B가 C와 섹스하면 C를 쫓아간다. 그 귀신에게 붙잡혔을 때 죽게 되고, 죽으면 그 전 타켓을 다시 따라다니게 된다. 그게 다다. 귀신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밤이건 낮이건 끝없이 걸어서 쫓아온다. 죽이는 방식도 섹스를 함으로써 정기를 흡수하여 죽인다. 차라리 끝없이 쫓기는, 다급함을 보여주었으면 나았을 텐데....그 귀신은 오로지 걸어오기 때문에 실패했다. 그냥 몇 날 며칠 동안 귀신이 안보이다가 어느 순간 부지런히 걸어서 다가온다. 물론 당하는 입장에서야 신경쇠약에 걸릴만도 하다. 언제 올 지 모르기 때문에. 끝없는 술래잡기랄까.....그래서 영화가 루즈해지고, 결과적으로 살짝 졸린 느낌이 든다.
대학로 CGV에서 저녁 늦게, 우리 일행을 포함 딱 5명이서 그 영화를 봤는데, 살짝 졸렸다. 공포영화를 극장에서 소수가 보면 그렇게 무섭다던데 글쎄...졸린 영화는 처음이다.
기본적으로 5점을 준데다가 음향효과, 순간적인 깜짝 놀람 정도에 1점 추가.
근데 시나리오도 없고, 공포영화로서 매력도 없고, 결말도 그저 그래서...마이너스 2점으로 4점 주겠다. 3점을 받아도 할 말 없을 영화다.
p.s
오죽하면 공포영화를 보면서 무언가 상징적인 메세지를 담은 것이 아닐까 고민하면서 봤을까. 일단 얕은 지식에 의존하자면, 그 귀신은 서양에서 말하는 몽마, 인큐버스나 서큐버스를 말하는 것 같다. 보통은 꿈에 찾아와 정기를 흡수한다고 하는데, 이 귀신은 독특하게도 낮이든 밤이든 쫓아온다. 게다가 더 웃긴 건, 물리적 타격이 가능하다.
여주인공이 꺄악꺄악 비명 지르니 친구들이 나서서 의자로 치고, 총으로 쏘니 귀신이 쓰러진다. 귀신인 이상 다시 일어나는 것이 정상이지만....이건 그냥 눈에 안 보이는 좀비 느낌이다. 어처구니 없는게, 여주인공도 우연히 사귄 남자친구에게 그 귀신을 받게 된 것인데, 그 남자친구는 원나잇으로 받게 된 거란다. 그럼 여자친구도 원나잇하면 그만이다. (뭐...도덕적으로 책임감을 느껴서 남에게 못 넘긴다면 이해할 수 있는데...이 여자친구는 웃기게도 주변 친한 남자애들에게 넘기게 된다. 둘이 합의하에 넘긴 거지만....이게 뭐야...) 굳이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해서 생각해보자면, 그 귀신은 어떤 시선이 아닐까 했다. 남녀 사이의 섹스, 그로 인한 주변의 수근거림과 같은....그런 시선들, 낙인들이 아닐까.
일행 중 한 명은 팔로우라는 제목에 착안해서, 트위터같은 걸 생각했다.
다른 이에게 관심을 받는 것이 바로 섹스이며, 섹스를 하게 되면(팔로워하게 되면) 그 다른 이에게 관심 받아야하는 어떤 책임?이 넘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끝없이 관심에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 관심이 없으면 죽어버리는 그런 트위터를 섹스와 따라다니는 귀신으로 잡은 것이 아닐까. 해석했다. 이 해석도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실패했다고 보여진다. 왜, 굳이, 하필, 그 트위터의 관심을 섹스와 연관지어 했는지. 성적인 부분을 왜 삽입했는지. 귀신은 왜 나타났고, 그 귀신이 왜 색마인지 해석이 되질 않는다.
꿈보다 해몽인 셈이다.
공포영화 보는 게 무서워서 좀 덜 무서운 공포영화를 찾거나 심리적인 자극을 주는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편하게 볼 영화다. (시간낭비했다고 욕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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