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발광 17세(The edge of seventeen)
감독 : 켈리 프레몬 프레이그
장르 : 코미디/드라마
개봉일 : 2017. 6. 28
여성분들, 만약에 남동생이나 오빠가 나의 절친과 사귄다면 어떨 것 같은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싫다', '짜증난다', '이상하다'고 답변하는 사람이 상당할 것이다.
자매나 형제, 혹은 누나 또는 여동생을 두고 있는 남성들 입장에서는 또 다른 답변이 나올거라 생각하지만, 남자형제만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저 입장에 대해서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 '대체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관계가 꼬이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닐까 싶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관계에 관하여 일정 영역별로 구분을 짓는다. 가족-친구-직장동료-타인 등등 여러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놓고서 그 선에 알맞는 행동양식을 갖춘다. 예를 들자면, 남매 사이엔 남녀고 뭐고 폭력도 불사하는 반면, 친구 사이에는 아무리 친해도 서로 때리지는 않는다. 가족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서 뭔가 막 대하지만, 친구는 아무리 친해도 최소한의 선을 지킨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나의 절친이 나의 가족의 영역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이제까지 쌓아왔던 관계의 정의, 행동양식이 전부 바뀌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덤으로 헤어지게 되면 관계가 다 파탄나는 것은 당연하고, 친구영역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나의 쏘울 메이트가 가족영역에서 제일 먼 곳에 위치해 있는 바퀴벌레같은 오빠-남동생이랑 맺어진다는 것에 화가 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관계의 소유욕이라고 할까?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이 영화는 17세 사춘기 소녀의 심리적 방황을 다룬 영화다.
그리고 그 심리적 방황을 일으키는 중대한 사건이 바로 위에서 말한 내 오빠가와 나의 절친이 사귀게 된 것이다. 더구나 그 절친이 어린 시절 왕따였던 소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준 유일무이한 천사인데 저런 재수없는 오빠랑 사귀게 되다니!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얼굴도 잘 생기고, 자신감이 늘 넘치는 '인싸' 오빠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어 있는 상태다. 주인공은 늘 오빠와 비교당하고, 친구라고는 오직 절친 1명 뿐이다. 그나마 자신을 이해해주던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늘 잘난 오빠만 찾는다.
이런 배경과 사건 속에서 주인공은 심리적 방황을 한다.
처음에 필자는 이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이 반응이 이해가 가질 않아서 인터넷에 '절친과 오빠가 사귄다'는 식으로 검색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기도 했다.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완전히 이해된 것은 아니지만 영화 속 배경을 생각해보면 주인공의 마음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절친과 오빠를 연인으로 만듬으로써, 17세 소녀들이 갖는 관계의 소유욕과 잘난 형제자매를 둔 아이들의 컴플렉스를 잘 엮어 냈다. 뭔가 있어 보이는 이성에 빠져드는 모습이라든가, 사랑에 서툰 것도 살짝 다루었고.
영화가 17세 소녀의 심리적 방황을 다루었듯이, 영화 내용도 뭔가 좀 혼잡스럽긴 하다.
영화에 대한 행동들을 보면서 우리는 왜? 원인을 따지지만, 심리라는 것이 원인과 결과적으로만 설명되는 것은 아니고, 그런 심리를 다룬 영화니까. 필자는 주인공의 어느 상황에도 해당되지 않았기에 공감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영화에 공감하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추천은 판단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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