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장유정
장르 : 코미디
개봉일 : 2020. 2. 12
리뷰를 하기 위해 영화 포토샷을 찾았는데 포스터가 하나같이 별로였다.
주연 배우가 나온 사진들도 하나 같이 별로여서 그나마 이걸 골랐는데 이 사진 역시도 별로다. 사진만 보면 이게 무슨 영화인지 알 수가 없다.
라미란 배우가 정치인(주상숙)으로서 4선 출마를 하는 후보로 나오고, 김무열 배우가 주상숙의 비서(김희철)로 등장하는 코미디 영화다.
입만 열면 거짓말에, 선거철만 되면 온갖 코스프레를 하고 다니는 정치인들을 까는 영화다. 겉으로는 서민 코스프레를 하지만 뒤로는 주식 내부 거래, 재단 비리, 군 입대 비리, 이중 국적 문제 등을 일으키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담았다. 그 외에도 모든 문제들은 보좌관에게 맡기고 정책이든 뭐든 아는 것 하나 없어도 적당히 얼굴마담 행세만 하는 거라든가, 대필해서 책 팔아먹기라든가, 정제계의 유착이라든가 뭐 그런 것들도 간간히 담았다.
그래도 결국 '카더라~'와 같은 식의 비판에 가깝지 않나 싶다. 겉으로 보이는 것들에 대한 비판은 하기 쉽다. 우리야 뭐 선거철만 되면 '저 새끼 또 서민 코스프레질 하고 다니네.'와 같이 욕 한마디 던지고 말지만, 사실 어떤 식으로 비리를 저지르고 있는지, 어떻게 수사를 피해 갔는지, 누구와 유착관계인지 알 수 없지 않은가. 내부 관계자가 아닌 이상 말이다. 그냥 시민들은 겉으로 '그렇다더라~' 하면서 까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p.s
이런 걸 취재하는 것이 언론이기도 하고, 언론에서도 그런 소식들이 간간히 터져 나오긴 하는데.... 언론들도 '아님 말고~' 식으로 보도하거나, 악의적으로 왜곡해서 보도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말이다. 오죽하면 한국 언론 신뢰도 지수가 세계 최하위겠는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실험한 적이 있었지 아마. 지금은 삭제되었지만 돈주면서 이탈리아 사람이 일식 가게를 차렸다고 의뢰했더니 팩트체크 없이 5군데에서나 기사를 냈었다. 허위 기사, 왜곡 기사가 판치는 이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꼭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저널리즘의 윤리 교육도. 이제 기자도 자격시험을 봐야 하지 않나. 언론의 자유니 뭐니 해도, 자유가 아니라 거의 자유로 포장한 방종 같다. 신문사나 미디어에서 자체적으로 입사시험을 본다지만 별 의미 없어 보인다. 아니, 기자가 문제가 아니라 돈에 얽매이게 되는 언론사의 문제일려나. 광고주가 갑이니 뭐. 오래전에 봤던 핀란드의 리터러시 교육이 떠오르는데, 아마 우리나라는 안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똑똑해져 봐야 뭐. 노동법, 금융지식과 같은 실생활에 꼭 필요한 교육조차 고사하고, 법과 사회, 정치가 선택과목으로 존재하는 나라인데 말이다. 만약 내가 교대를 가서 교사가 되었다면 이런 지식들을 가르쳤을 것 같다. 여튼 간에.
뭐, 제도나 시스템 까는거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그래 봐야 앞서 말했듯이 언론의 표피적인 정보를 가지고 외부자로서 겉으로 까대기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뭐 그런 정도의 영화라는 말이다. 사회고발적인 영화도 아니고 코미디가 주된 영화다 보니 속 깊이 다룰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한다. 지친 심신을 풀자고 웃자고 본 영화에서 문제를 심각하게 파고들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도 그런 것을 균형 잘 잡아서 만드는 것이 역량이고 영화의 완성도이긴 한데, 그냥 개인적인 아쉬움 정도다. 그래도 선거 전략을 보여주는 것은 살짝 흥미로웠다.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라든가, 인맥을 동원한다는 것, 컨셉을 바꾸는 것 등등 그냥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이건 이렇게 한다'라고 언급하거나 생각해본 경우는 없었으니까. 그런 전술들이 실제로 먹혀들어가기도 하고.
정말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스토리는 좀 빈약하다. 이런 류의 영화들처럼 결말이 얼렁뚱땅 넘어간다. 그 때 그 때의 연기와 애드리브로 가벼운 웃음만을 던져주는 영화다.
딱히 블랙코미디로서 뭔가 메세지를 담으려고 한 것 같지는 않다. 그냥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한 것 같다.
유머 코드도 좀 취향을 탈 것 같다. 킬링타임용 영화인데, 추천을 하기엔 좀 애매한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