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바탕 비가 내리고 나더니 오늘은 해가 뜨네요. 날씨가 더워질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에 신문 기사를 한편 봤어요.
기사라고 해봐야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인상깊은 글을 하나 소개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요. 그래도 그 글이 퍽이나 인상깊어서 찾아 읽어보고선 이렇게 잠깐 글을 써요.
글을 읽는다는 것,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그러나 생각만으로 글을 써내려가는 것은 쉽지가 않아요. 오히려 생각만으로 이루어진 글보다 경험이 녹아있는 통찰력 있는 글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고, 사랑받아요. 공감을 받는다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지니고 있던 생각들을 표현했다는 뜻이겠지요.
그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가난은 몸과 마음을 낡게 만들어요. 정확히 말해서 가난한 사람들은 이미 가난에 의해 낡아진 상태에 처해 있다는 것이죠.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은 전부 하자가 있다!는 것이 아니에요. 결과론적으로 말하면 그렇게 보이겠지만, 그 결과가 도출되기까지의 과정이 가난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러한 결과들은 족쇄로 달라붙어요.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할게요.
현재 노동시장은 전문성이 중요해요. 대한민국 국민이 고통받는 이유는 '어린' 나이에 '전문성'을 갖춰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전문성을 획득한 사람들은 이제 나이에 따른 '경력'을 손에 넣겠지요. 그러나 전문성을 갖지 못한 이들은 경력이라 칠 수도 없는 일을 전전하게 돼요. 그것이 나름 경력이라면 경력인데도 불구하고, 일자리 시장에서는 그러한 경력보단 육체적,정신적 나이가 더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직업이 많아요. 육체적, 정신적 나이보다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는 경력은 전문성이 있는 경력뿐이에요.
문제는 그러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생활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누군가는 집에서 지원받아서 학원다니고, 독서실 다니면서 8시간씩 공부할 동안에 누군가는 8시간씩 일하고 아득바득 짜투리 시간으로 공부하는데 과연 전문직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물론 합격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나 그러한 분들은 매우 소수이고, 그분들 나름의 재능이 있으신 분들이지요. 그렇기에 그들을 보면서, '봐! 너희들도 하면 할 수 있는데, 안하는거야!'라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모두가 김연아 선수, 박지성 선수, 박찬호 선수 같은 사람들이 될 수 있는데, 단지 노력이 부족한거라고 말하는 것과 같지요. 전문성을 갖춘다는 것은 공부에 올인하는 노력과 올인할 수 있도록 지원가능한 생활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해요.
이러한 생활기반에는 당연히 몸과 마음이 건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어요.
몸과 마음이 건강하려면 의식주가 좋아야 하는데, 의식주를 제대로 갖추려면 '돈'이 필요해요. 돈이 없으면 시간을 써야만 하지요. 누군가는 백화점에 가서 유기농으로 되어 있는 청결한 식재료를 사오겠지만, 누군가는 어디가 가격이 더 싼 지 하나하나 비교해가면서, 교통비까지 생각하면서 식재료를 사오겠지요. 그렇게 돈은 사람의 시간으로 대체돼요. 그래서 절대적인 시간 차이가 나기 시작하지요. 어릴 때부터 전문적인 교육만 받으면서 보내는 사람과 정규 교육시간 외에는 발품파는 것, 아르바이트로 점철된 시간을 보내는 사람 중에서 누가 더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갖고 살아갈 것이며, 누가 더 미래에 전문적인 직업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을까요.
그래서 전문성이 있는 공대가 각광받는 것이고, 문과는 전문직과 공무원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이지요. 이렇듯 매우 소수의 일자리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하층민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극도로 높은 사회이기 때문에 노인빈곤율이 높고, 자살융이 높으며, 사기나 도박, 한탕주의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지요. 현재의 행복을 찾아가자는 사고방식도 많아졌지만, 미래가 답도 없어보여서라는 이면도 존재해요.
결과적으로 어릴때부터 쌓여온 것들은 족쇄가 되어 미래로 이어져요.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경험, 교육들은 앞으로의 계획, 목표설정, 노력의 방향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지요. 부유한 아이들과 가난한 집의 아이들이 꿈이 차이가 난다는 걸 아시나요? 부유한 아이들은 여기저기서 정보를 얻고, 그에 맞춰 전문적인 교육과 학습을 해서 단기간의 코스를 밞아가지만, 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꿈조차도 매우 현실적으로 적어내지요. 혹은 큰 꿈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보가 없어서 맨땅에 헤딩식으로 부딪치다가 나이를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현실을 많은 이들이 외면하거나, 무시하거나, 자포자기해 버렸다는 것이지요. 엘리트 코스를 밞아온 대부분의 사회적 지도층들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구요. 개인의 노력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이들 아래서 이것을 체화한 사람들과 이것에 반발하는 사람들끼리 반목만 하고 있어요. 자포자기로 흐르는 거지요.
그러나 어쩌겠어요.
아프다고 아무리 외쳐본들 달라지지 않을 현실인데 말이지요. 아프다고 말해서 돈이 나온다면 수십번도 더 아프다고 외쳐보겠어요. 하지만 다들 물이 목까지 차오른 상황인데 누가 누굴 도우며, 살려주세요!라고 누구에게 외치겠어요. 외쳐봐야 내 힘만 더 빠지는데요. 그냥 입 꼭 다물고 어떻게서든 열심히 팔다리 휘적휘적 거려서 물밖으로 나와야지요.
저도 마음이 동해서 글을 썼지만서도, 의미가 없다는 걸 잘 알아요.
입 꾹 다물고 노력해야지 어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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