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공책을 버렸다.
예전에 대학시절 때 배웠던 지식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저장해놓게노라 결심한 적이 있다. 티스토리를 보면 알다시피 정리는 하지 못했고 흰 백지로 남아있다. 한 과목도 아니고 한 단원만 인터넷에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중요한 것은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 내가 필기한 것들을 봤을 때 바로 이해가 될 정도로 쉽고 간결해야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렇게 몇 단원만 정리한 채 오랜 세월이 흘러버렸다.
전공책을 정리한다는 것은 대학시절의 나를 정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전공책을 쉬이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가 5년, 10년 후 마지못해 정리하곤 한다.
그것은 과거 대학시절의 나와의 결별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대학시절의 나와 결별할 자신이 없었나보다. 교양과목들과 복수전공과목 교재들만 우선적으로 처분하고, 필기 가득한 주 전공책은 정리하지 못했다.
지난 수 년간 전공 지식들을 정리하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정리할 일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시간은 갈수록 부족해지니까. 결국 이는 나의 집착이다. 지난 날의 나 자신과 추억들에 대한 집착.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대학시절 전공책들을 정리하지 못하나보다.
결국 나는 주 전공책과 필기자료들도 정리하게 될 것이다.
p.s
아마 다들 취직할 때 한번, 결혼할 때쯤 한번 정리하지 않을까? 새 부대에는 새 술을 담아야 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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