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우울해질 때면 티스토리를 켜고선 글을 쓰곤 한다.
그렇다. 그냥 글을 쓰고 싶었다.
내가 지금 문득 우울감을 느끼는 것은 지금 내 상황이 내가 꿈꾸던 미래가 아니었다는 걸 갑작스레 깨달아서가 아니었을까. 내가 꿈꾸는 내 미래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거의 망상에 가깝다. 내 능력으로서 직업을 인정받고, 나 역시 그 직업을 사랑하며, 그와 더불어 물질적 풍요와 여유가 있는 삶이었다. 이러한 능력과 풍요로운 물질적 기반은 남들이 다하는 것처럼 연애도 하고 한두가지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미럐는 산산조각 났다.
난 내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고, 먹고 살기 위해 되는대로 직업을 구하려 했으며, 그 결과는 물질적 풍요나 여유로운 삶과 멀었다. 능력으로 자본을 축척할 수 있는 시대는 떠났다. 노동으로 자본을 축척하는 것보단 자본이 자본을 축척하는 것이 더 빠른 시대다. 그나마 노동으로 자본을 축척할 수 있는 것은 매우매우 소수의 사람들만 가능하게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유를 포기하고 돈이라도 많이 벌거나, 돈을 포기하고 시간을 남겨놓거나 혹은 둘 다 포기한 채 살아가게 됐고, 나 역시 그러한 이들 중 하나가 될 거란 것이었다. 과거에 꿈꾸던 그 장밋빛 미래 대신에. 그러나 내 인생은 그것마저도 아직 도달하지 못한 미생의 인생이었다.
이런 우울감 속에서 어제 저녁에 떠올렸던 문구를 다시 생각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길은 있다고.
도덕이니 정의니 뭐니 떠나서 다들 그 자리에서 살아가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그것에 선악은 없다고. 그저 선택과 결과만이 있으며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는 걸 다시금 떠올린다.
우울할 필요는 없다.
다시금 희망찬 미래는 꿈꿀지 과거만을 반추하며 불행 속에 자신을 가둘지 그건 내 선택에 달렸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길은 늘 있다. 달라지지 않을 미래라 우울감 속에 자신을 가두면 뭐할까. 그냥 없으면 없는대로 최선의 선택을 할 뿐이며, 지치고 힘들지라도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지.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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