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잡념들-생각정리

자기부정의 채찍질 그리고 도전과 경쟁

어둠속검은고양이 2019. 10. 8. 10:32

어제 비가 내리고 나더니 날씨가 쌀쌀하네요.
오후에는 해가 나온다고 하던데, 기대해봐야겠어요.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분명히 필요해요. 그것은 자신을 믿는 것만큼이나 중요하지요. 그러나 그러한 자기부정이 사실과 현실에 기반하지 않고, 단순한 자학에 그친다면 그것만큼 독인것은 없어요. 그래요. 독. 그것은 마음 속에 스며들어 있다가 갑자기 불쑥불쑥 나타나서 자존감과 마음을 갉아먹지요. 그래서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회피하게 만들어요.

하지만 현실에 기반한 자기부정은 자신의 처지를 깨닫게 만들어 주지요. 일종의 채찍질이라고 할까요. 자신을 믿는다는 것은 잘못되면 당당함을 넘어서 오만함으로 가기 쉬워요. 과신하게 된다고 하죠. 그리고 그것 역시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지요. 그렇기에 적정수준의 자기부정-자학은 필요하지요. 내 능력이, 내가 지닌 것들이, 나의 현 위치가, 내가 얼마나 하잘 것 없는 인간인지 사실을 깨닫는 것은 중요해요. (물론 이것들은 사회에서, 타자와의 비교에서 비롯된다는 단점이 있지요. 그리고 그러한 비교속에서 내가 가진 것들, 나의 능력이 굉장한 사람들도 있구요.)

그리고 그렇게 눈에 보이기 시작한 장애물과 벽들을 우린 뛰어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죠. 자기부정은 장애물과 벽들을 인지하기 시작한 때부터 제 역할을 다 한 거예요. 이 순간부터는 채찍질은 그만둬야죠. 이젠 내가 해내왔던 것들, 노력을 통해 성취했던 시절을 떠올리고 도전해야 해요.

늘 비교와 경쟁, 타자의 인정욕구에 대해 비판을 해왔던 나이지만,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이상 경쟁심이라든지, 비교라든지 이러한 것들은 분명히 필요한 거거든요. 단지 거기에 목매여서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열등감과 자기부정에서부터 도전정신과 경쟁심까지 모든 것들을 밑거름 삼아서 전 나아갈 거에요. 씅모있는 것들과 쓸모없는 것들을 잘 가려내서 과감하게 버리고, 중단하고, 포기하고, 비워낸 채 나아갈 겁니다.

다른 것들을 포기한 이상 포기하지 않는 것만큼은 확실히 잡아야 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