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으로 재단되어진 길과 삶이 문제인 것이다.
.....뜬금없이 무슨 말인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도 '현 체재에서 성공하지 못한 자는 현 체재를 비판할 자격도 없단 말인가?'와 같은 뜬금없이 날선 질문이 떠오르곤 한다. 일종의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것이랄까....
자격지심.
그렇다. 필자는 사실 자격지심 때문에 이 글을 쓴다.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삶이라는 것은 이미 사회적으로 대강적인 정의가 내려져 있다.
대표적인 것은 '돈이 많은 자'와 '권력이 있는 자'다. 사실 어느 나라를 가든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거나, 명예가 높은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성공한 그룹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이 원했던 것을 삶 속에서 성취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여튼 간에, 대한민국에서 성공을 위해선 특정한 길이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서 '명문대'를 거친 후에 '연봉 좋고 복지가 좋은 기업'에 들어가거나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여 전문직 자격증을 얻거나, 고위 공무원이 되는 것. 마치 순서대로 퀘스트를 깨는 모양이랄까? 취직 후 퀘스트는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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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으로서 삶의 퀘스트 입문 단계인 '좋은 대학 들어가기'.
초보단계인 '좋은 곳에 취직하기'.
그 다음 퀘스트는 순서대로
'결혼하기', '안 짤리고 직급/연봉 올리기'. '내 집 마련하기'.
마무리 단계인 '자식농사 잘 짓기 - 자식도 역시 같은 루트다'.가 있다.
(마지막 단계는 결혼하기가 선행단계로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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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로 시작된 삶은 퀘스트로 끝나고, 퀘스트는 늘 순서대로 따라나온다.
사실, 퀘스트는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이 모든 퀘스트를 순서대로 깨야하는 것이 아니라, 취사선택하는 정하는 것이다. 직업이 꿈이고, 하고 싶은 직업을 하면서 사는 것이 성공이라면 그것으로 이미 성공한 삶이다. 꿈이 세계일주라면 직업이야 뭐가 됐든 세계일주를 하고 하면 이미 성공한 삶 아닌가? 그에게 있어서 나머지 퀘스트는 다홍치마 같은 것이다. 이미 성공한 것 자체로 퀘스트는 마무리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필자는 주절주절 대면서 천편일률적으로 재단되어진 길과 성공에 대해 까대는 것이다. 나름 이름있는 대학교 나와서, 몸도 마음도 튼튼한데, 취직단계에서부터 막혀서 헉헉대는 필자는 스스로를 쓰레기라고 비하하면서 자격지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덤으로 그럴 듯하게 사회체제를 비판하면서 합리화 비스무리한 것도 하고 있다.
머리로는 안다.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만의 궁극적인 성공을 위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괜시리 주변 지인들과 비교하면서 초조해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만 잘하면, 대학교만 잘 가면 앞날이 보장된다고 믿었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남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갈등에 가까운 경쟁은 끝없이 비교를 하게 만들었다. 나에게 이러한 비교질은 일종의 분신과도 같아져서, 이렇듯 성인이 된 이후에도 나의 마음을 괴롭히는 것이다. 자괴감을 느끼는 이들 대부분이 그러리라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못버는, 취직못한 나 같은 놈은 쓰레기야. 남들과는 달리 나는 똥이야.' 하면서 잘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 위축되면서 인간관계도 포기하게 된다.
불량품, 실패자인 내가 이렇듯 '천편일률적으로 재단되어진 길과 삶이 문제다.'라고 까대는 것도 어찌보면 자기 합리화, 자위질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왜? 현 체제에서 적응에 실패한 자는, 불량품은 현 체제를 비판하지도 못하냐?'하는 뿔난 질문을 마저 해대는 것이다.
괜시리 비교하게 되고, 열등감, 초조함 때문에 이렇듯 글을 써본다.
아, 나는 언제 사람구실을 해보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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