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

인터스텔라

어둠속검은고양이 2014. 11. 23. 00:26



인터스텔라 (2014)

Interstellar 
7.9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매튜 매커너히,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제시카 차스테인, 케이시 애플렉
정보
SF | 미국 | 169 분 | 2014-11-06
글쓴이 평점  

2014. 11. 19(수) 대학로 CGV


개인적으로 SF영화를 좋아한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상당히 재밌게 보았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영화표 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영화?

시간이 이렇게 긴 영화는 오랜만이다.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었으나 참을만 했다. 초반에 던져 놓은 떡밥을 잘 회수해서 딱히 쓸 말이 없을 정도다. 영상, 스토리, 떡밥회수 등에서 매우 좋은 점수를 주고 싶어서 9점을 주는데, 음.....왜 하필? 이라는 의문점을 주지는 않는다.

8점 줄 걸 그랬나?


스포가 있어요.


- 왜 하필 황사일까?

인터스텔라를 보면 황사가 지구를 덮어서 큰 재앙으로 다가온다. 영화 중 대사 "흙이 우리를 배신할 줄이야."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에 대한 것은 딱히 떡밥이 보이지 않지만, 한번 생각해만 하다. 황사로 지구가 멸망한다는 사실이 신선했는데, 여지껏 환경재난 영화는 대부분 화산폭발, 운석,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이 주를 이루었다. 황사는 우리가 한번도 심각히 생각해본 적 없지만, 황사가 의외로 심각하다. 매년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는 산업으로 인한 미세먼지와 함께 대한민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요즘 도시의 무분별한 개발로 지하수 고갈이 심각하다. 최근에는 서울시에 거대 싱크홀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는 지하수 고갈로 일어나는 것으로 지표면에 아스팔트 등과 같은 것을 깔아 땅 속으로 충분히 비가 스며들지 못하고, 지하수의 무분별한 이용으로 고갈되는 것이다. 지하수 고갈은 사막화를 유발하는데 이와 더불어 바람으로 인한 사막의 황사까지 고려해본다면, 도시의 사막화가 충분히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조금 과장한 것이다. 지표면의 사막화가 심해진다면 거대 황사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는 막연한 추측일 뿐이다. 이에 착안하여 황사로 인한 멸망은 다룬 것 같다. 또한 모든 생산의 근원지인 흙, 자연에 의존하면서 지구가 자기 것으로 생각한 오만한 인간들에게 흙의 재앙을 보여줌으로써 충격효과를 더 주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정한다.

지인에게 들은 바로는 과거 미국에 대규모 황사가 불었던 적이 있다고 한다. 아마 과거의 그 사건에서 인터스텔라의 황사 문제가 기인한 것이 아닐까 한다. 한마디로 위의 생각은 개소리라는 것이다.


- 아쉬웠던 점

블랙홀의 존재였다. 역시나 대형떡밥이 그대로 회수되었는데, 블랙홀에 들어가는 순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전개방식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소 그 블랙홀의 공간을 다르게 생각했었는데,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안에 갇힌 주인공 쿠퍼(매튜 매코너헤이)에게 나타난 그 시공간들은 바로 스스로의 시공간이라 생각했다. 즉 각 사람마다의 시공간의 기억 속에 스스로 갇히는 것이다. 더 이상의 죽음도 없이 스스로의 시공간에 영원히 갇혀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시공간에서 미래를 바꾸는 것이 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지만, 꽤나 우울하고도 오싹한 결말이긴 하다.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고...스스로의 시공간에 갇혔는데, 외부의 시공간에 영향을 줄 수는 없지 않은가?



어찌됐든.....이 영화는 모두의 바람?대로 헤피 엔딩으로 끝난다. (해피 엔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상대성 시간에 의해 늙어버린 딸과 그대로인 아버지.....) 영화가 즐겁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졌고, 영상과 스토리까지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져 인기가 높은 듯하다. 하지만 역시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려운 영화이기도 하다. 그가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구했다면, 애초에 그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까지 이미 시간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타임머신? 장르는 두 가지로 크게 나뉜다.


1. B에서 A라는 과거로 돌아가 과거를 바꾸면 B가 B'로 바뀌는 것이다. 결국 미래는 B가 아니라 B'였으며, 그 B'는 이미 A라는 과거로 돌아가서 변경될 것 까지도 정해져 있는 셈이다.


2. B에서 A라는 과거로 돌아가 과거를 바꾸면 B'라는 미래가 '생성되는 것'이다. 즉 B라는 미래는 여전히 남아있다. 예를 들자면 드래곤볼이 그렇다. 트랭크스가 과거로 돌아가 인조인간에 대해 알려줌으로써 미래가 바뀌지만, 트랭크스가 있는 미래는 여전히 인조인간에 의해 멸망당한 미래이다. 즉 나무의 가지처럼 미래가 2개, 3개, 4개 이런식으로 늘어나 있는 것이다. 과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미래와 과거로 돌아와 영향을 끼친 미래 등 여러가지가 동시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1번을 따르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문제는 이 쿠퍼가 블랙홀 속에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가 더 먼 미래의 존재가 개입하여 공간을 만들어 줬기 때문에 블랙홀 속에서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쿠퍼 스스로가 미래를 바꿨다면 1번처럼 이해하는데 수월하지만, 쿠퍼보다 더 먼 미래의 존재가 쿠퍼를 도와줌으로써 쿠퍼가 미래를 향해 갈 수 있었다. 그래서 미래 개입이 2번 있어서 생각하는 것이 좀 더 어려워지는데, 이 생각에 따르면 마치 우리의 운명이 이미 정해진대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1번 개념이 그렇기 때문에....우리는 시간을 선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즉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서 가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3차원적인 존재로서 이해할 수 있는 영역으로 바꾸어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란은 쿠퍼가 4차원, 5차원의 문명을 이룬 미래의 후손들이 도와준 것이라고 말을 함으로써 깔끔하게 해결한다. 4차원, 5차원이 지니는 시공간을 물리적 차원에 바라보는 것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만...어찌됐든 어려운 부분을 쏙 비켜서 깔끔하게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만 매끄럽게 건드려서 영화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한번 더 보고 싶은 영화다. 영상도, 스토리도 매우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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