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개인공간이 아니라 광장이다.
인터넷이나 SNS에서 돌아다니는 모든 글이나 영상은 당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수 많은 싸움들과 논쟁들을 보곤 한다.
그러나 그러한 싸움들과 논쟁이 의미없는 이유는, 그리고 그 싸움들과 논쟁들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바로 '대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개로 되어 있는 모든 영상이나 글은 누구나 다 찾아와서 볼 수 있지만, 그 영상이나 글을 올린 사람은 모든 대상을 고려하고 작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동화책을 만드는 작가들이 아이들의 특정 나이대를 고려해서 작품을 만들듯이 인터넷에 올리는 글이나 영상도 대체적으로 시청자들이나 독자들을 고려해서 만든다. 예를 들어 스포츠에 관한 글을 올리는 사람은 해당 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 혹은 해당 스포츠에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고려할 것이다. 그러니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제목만 보고 지나간다든지 대충 글을 훑고 지나갈 것이다. 그것은 모든 분야에 해당되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글을 읽고 분개하는 이들 중에 있다.
물론 특정 대상을 염두하고 어그로를 끄는 이들도 있고, 그 특정 대상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분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글을 쓸 때, 특정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잡힌 경우라면 (대체적으로 일반화하는 것들에 해당 - 성별, 세대, 지역과 같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속칭 '낚인다.'
물론 그것을 글쓴이가 의도했을 수도 있고, 의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해당 글이나 영상을 수용하는 사람이 '나를 공격한다'고 해석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우리는 글쓴이가 문제인지, 수용자가 문제인지 구분할 필요가 없다. 즉, 글쓴이가 의도했든, 수용자가 잘못 받아들였든 간에, 중요한 것은 '시비튼다'는 신호가 나타나게 된 순간 싸움이나 논쟁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개가 우리를 향해 짖는다고 해서 분노하지 않는다. 그냥 짖는다고만 말하지.
마찬가지로 어떤 쓰레기 같은 글이 있다면, 그리고 해당 글이 청자를 전혀 고려치 않은 글이거나, 내가 그것에 특정되는 대상이 아니라면, 그냥 '개가 짖는구나'하고 지나쳐 가야만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지' 정신으로 달라들면서 싸우기 시작한다.
인터넷이나 SNS에서 올라오는 대부분의 글이나 영상은 대상을 특정하는 강연이나 컨퍼런스와는 달리 그냥 길거리에서 소리지르는 것과 다름없다. 굳이 비유하자면 시장에서 장사하는 것과 같다. 내가 물건을 펼쳐 놓을테니, 관심있는 사람 모여서 보거라! 딱 그 정도다.
그러니 우리는 늘 '인터넷이나 SNS에서 돌아다니는 모든 글이나 영상은 당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한다.
그리고 반대로 인터넷에 글이나 영상을 올리는 이들은 '인터넷은 개인 공간이 아니라 광장이다.'라는 사실을 숙지해야만 한다. 인터넷에 공개글로 쓰레기나 똥을 뿌리는 이들은 개인공간에서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광장에서 쓰레기를 버리거나, 똥을 싸는 행위를 하는 것과 같다. 그건 '나는 도덕심과 지능이 몰지각한 사람입니다'하고 자랑하는 꼴이다. 인터넷에서 개인적인 공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비공개로 글을 쓰거나, 부분공개를 통한 지인들과의 정보 공유뿐, 아무나 들어 올 수 있는 공간에 글을 쓰는 것은 결국 훤히 개방된 광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인터넷이나 sns에 돌아다니는 모든 글이나 영상은 당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그리고 인터넷은 개인 공간이 아니라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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