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타성이란 그것마저도 이기적인 토대 위에 있다."
가수 아이유의 이번 신곡 앨범의 소개에 등장한 첫 문구다.
무척이나 인상깊은 이 문구와 소개글을 읽으며, 가수 아이유의 깊은 생각에 감탄했다.
신곡이 나오면 종종 이것저것 들어보곤 하지만 나는 앨범 소개글을 딱히 보지 않는다.
특정 가수를 찾아 듣는 것도 아니고, 귀에 들리게 되든, 내가 발견해서 클릭하게 되든, 그냥 들어보고 내 마음에 들면 저장 아니면 삭제할 뿐이다. 그만큼 내가 이 노래의 앨범 소개글을 보게 된 것은 우연이라는 소리다.
그냥 Love poem이라는 노래가 떠서 들었고, 마음에 들어 앨범을 눌렀더니, 이 한 곡뿐이라 소개글을 보게 됐다. 그리고 위 문구를 읽게 된 순간, 이 '우연'에 감사함과 운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는 늘 서로를 위한다고 말하고, 또 그렇다고 믿는다.
내가 상대를 생각하는만큼 상대도 나를 생각할거라 믿으며, 믿고 싶어한다.
감정이란 하나의 단어로 표현될 수 없고, 오로지 느끼고 있는 본인만이 알 수 있는 것이기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감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대체적으로 착각에 가깝다. 그럼에도 공감이 가능하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최소한 그 감정들이 동류이지 않을까 해서다.
깊은 슬픔이든, 금방 잊고 지낼 수 있는 슬픔이든, 차가운 슬픔이든, 가혹한 슬픔이든, 그것들은 모두 '슬픔'이라는, 그 두루뭉술하고도 어렴풋한 느낌으로 묶여 있다. 그리고 우린 그 느낌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출한다. 그리고 그러한 언어 역시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나와 타인을 나누고, 타인이 느끼는 감정과 같은 종류의, 두루뭉술하고도 어렴풋한 그 감정을 내가 느낄 때 우린 그것을 공감이라 칭할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내가 아닌 타인만을 생각한다 여겨지는 이 마음을 우린 이타성이라 칭할 것이지만, 이러한 이타성엔 내 주변이 평온함으로써 나의 일상이 평온해지길 바라는 나만을 위한 마음이 분명히 섞여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픈 것을 보는 것은 충분히 괴롭고, 고통스러운 일이며, 우린 이것이 공감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리고 우린 이러한 공감 위에 위로나 조언, 충고를 건넨다. 상대와 유사한 나의 아픔이, 그 아픔에 대한 내 생각들이 상대에게도 유사하게 적용될거라 믿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앨범 소개글에 나와 있듯이 이러한 나의 위로나 조언, 충고가 온전히 상대방만을 위한 것만이 아닌, 나의 평온함을 위한 마음도 섞여 있다.
결국 이러한 내용을 한 문장으로 축약하면 위의 첫 문장이 된다.
매우 짧고 간결하지만 깊은 사유가 들어가 있는 다정한 문장이다.
간만에 좋은 문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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