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신문기사 중에서 요즘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기부문화가 줄어들고, 개인의 이기적 경향으로 공동체 문화가 사라지고 있으며, 복지 요구는 거세다 라는 식의 글을 본 적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현 세대들은 과거에 비해 개인주의를 좀 더 선호하며, 이기적인 경향이 있으나, 그것은 현 교육체제의 문제이고, 자연스러운 문화의 변화이며, 윗 세대들의 잘못이 크다.
어릴 때부터 타인은 밞고 올라서야 하는 경쟁 시스템이 바로 현 교육이다.
교육의 모든 평가는 '상대평가'로 이루어지며, 내가 못하더라도, 남이 더 못하면 내가 우수해지는 시스템인 것이다. 오죽하면, 고등학교 내에서도 상위권/중위권으로 나누면서, 중위권 학생이 한 과목이라도 1등급 맞으면, 너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 등급이 떨어지냐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가령, 필자는 문과였으나, (내신) 물리 시험을 잘 봐서 1등급이 나온적이 있는데, 물리 선생님이 장난스레 볼멘소리를 하신 적이 있다. 교육부터 나를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적인 무한 경쟁 시스템인데, 어느 누가 협력을 배우겠는가. 정말 소수의 '친한 친구'가 아니면, 대부분은 필요시 잠깐 협력하는 존재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니다. 그렇게 키워놓고서 왜 이렇게 협동심이 없고, 단체생활이 안되냐고 묻는가.
또한 과거 집단주의의 결과가 어땠는가.
전체주의의 강력한 원동력으로 대한민국은 경제대국이 되었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파이의 대부분이 어떻게 분배되었는가. 경제규모가 커진만큼 그것들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갔는가. 일부 사람들이 상당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남은 부분은 대부분의 사람이 나눠갖게 되었다. 그 중에 부정을 저질러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그 축적한 부를 이용해서 처벌도 제대로 받지 않고 호위호식하며 살고 있다. 과실은 소수에게, 다수에게는 암묵적 강요, 희생을 요구했던 집단주의, 전체주의 시대를 보면서 과연 지금 젊은 사람들이 희생을 하고 싶어할까. 희생한 사람만 호구가 되어버린 사회를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기성세대들이다.
기부 문화가 줄어드는 원인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매번 터지는 기부단체의 비리, 기부금의 재정 투명성 부족,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 때문이다. 돕고자 하고 싶은 마음에 낸 기부금이 1%나 10%만 실질적 지원이 되고, 나머지가 각종 비용으로 나간다는 소식을 접하면 누가 기부하고 싶겠나. 내 기부가 전혀 다른 사람 배를 채워주고 있는 형편인데 말이다. 물론 단체 유지 비용이 필요하긴 하다. 애초에 그것을 떳떳하게 밝히면 좋으련만, 기부금이 줄어들까봐 그것을 쉬쉬하며 숨긴다. 그럴수록 기부자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크게 느끼게 될 뿐이다. 그렇게 재정 투명성을 불분명하다보니, 기부금을 유용하는 사건이 터지게 되고, 기부는 줄어드는 것이다.
이것과 더불어 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남을 돌볼 여유가 많이 없어진 것도 크다.
'인심은 광에서 난다.'라는 말을 필자는 굳게 믿고 있다. 지금 당장 대출금 갚고, 생활비 쓰고, 보험금과 공과금, 연금을 내고 나면 돈이 없는데, 무슨 기부를 할 여유가 생기겠는가. 물론 돈 한푼 아쉬워도 조금씩 기부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도 많다. 할 사람은 할 것이다. 그 소중한 기부금을 유용한 사건이 터지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기본적으로, 현재 문화 자체가 집단생활을 하지 않아도,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기에 개인화는 계속 진행되오고, 좀 더 이기적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기심을 자극한 것은 기존 시스템의 부정부패가 큰 원인이었음을 숙지해야 할 것이다. 필자의 고향에서는 아직까지 이웃끼리 종종 음식을 나누거나 일거리를 돕기도 한다. 서로의 교류 속에서 이득이 생기기 때문에 교류가 지속되는 것이고, 정의 문화가 생겨나는 것이다. 집단문화, 정의 문화가 그립다면, 현대인이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써 서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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