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오래 전 만났던, 메갈리아 지인 이야기.

어둠속검은고양이 2016. 7. 21. 20:10

오늘 밀린 글들을 많이 쓴다.

편하게 일상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아주 오래 전에 메갈리아를 하는 여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가까운 동아리 지인이었고, 오랜만에 술자리를 간단히 했다.


그 애는 나에게 메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었다.

여기 이 티스토리에서도 내가 지적하듯이, 그 때도 나는 메갈의 사상은 어느정도 존중하지만,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정중하게 비판을 했다. 그랬더니 화를 내면서 다른 남자들하고 똑같은 소리한다고 나를 몰아부쳤다. 너가 남자라서 그렇다는 둥의 소리를 해댔다.


나는 솔직히 매우 기분이 나빳다.

자랑은 아니지만, 필자는 대학 내 페미니스트 소모임의 1기 창단회원으로서 활동했으며, 발제도 맡은 적도 있었고, 페미니스트 학회장으로부터 MT 때, 새내기를 대상으로 한 교육 세미나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맡아줄 수 없냐고 제의도 받았었다. 비록 대학내에서 만든 모임이었지만, 정식학회로도 인정받아 지원금도 받았었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이 나름 뿌뜻했다.


그런데 남자라서 그렇다는 둥, 다른 남자들하고 똑같은 소릴 해댄다는 소리는 나의 지난 활동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었다. 그 애가 조금 다혈질이긴 했지만 화를 내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적어도, 그 애보다는 페미니즘 관련 논문을 몇 개 더 보았고, 더 공부하고, 더 많이 활동했을 텐데, 페미니즘 운동도, 활동도, 공부해본 적도 없는 애가 인터넷에서 몇 자 보고와선 나한테 왈가왈부하면서 내 활동 전체를 부정하는 것이 매우 화가 났었다.


또한, 내가 메갈 자체를 부정한 것도 아니고, 비난한 것도 아니고, 방식적인 측면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 것이었는데 말이다. 분명히 말해,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로서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 불쾌한 시선 등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자니까, 외부인이니까, 메갈리안에 대해서 외부인으로서, 남자로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애는 내가 '남자니까'라는 이유로 잘 모른다며 내 입을 닥치게 만들었다.


쓰다보니 불쾌한 감정이 다시금 올라온다.

그 때는 필자도 화가 나서, 페북에 '페미니즘 모른다고 지랄, 공부하고 이해하려고 해도 남자라고 지랄, 어쩌란 말인가. 페미니즘이고 나발이고 나한테 여자라서 불이익이 있다는 둥 어떻다는 둥 이야기 하지 마라. 니들이 원하는대로 관심 꺼줄테니까.' 라는 대략적인 글을 한동안 올렸다가 내린 적이 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듯이, 내부에 있으면 그것이 외부에 어떻게 비춰지는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인에 대한 평은 어떤가, 외부인의 쓴 소리가 어떤 소리인가 귀기울여햐 하는 것이다. 개소리면 무시하면 그만이고. 또한 메갈리아는 사람이 이용하는 것이지, 이용하는 사람 = 메갈리아라는 단체가 아니다. 메갈리아에 대한 비판을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하고 날카롭게 반응하는 것은 나를 오히려 질리게 만들었다. 어차피 서로 연락을 잘 안했지만, 그 후로 그 애와 연락하지 않고 지낸다.


귀 닫고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으면 왜 내 생각을 물었는가.

그 날이 문득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