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소와 조금은 달라요.
글 쓰는 것을 자제하던 최근과는 다르게 3일 연속 글을 쓴다는 점에서 그렇구요.
특별히 말하지 않던 제 근황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그렇구요.
집이 아닌 곳에서 글을 쓴다는 점에서 그렇네요.
오늘 날씨가 좋아서였을까, 카페에서 글을 쓰고 싶어졌어요.
네, 부끄럽게도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어요.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글을 열심히 쓰고 있으면 저도 흔히들 말하는 '엣지있어' 보일까요? 하지만 현실은 흔하디 흔한 카페 이용객 중 하나일 뿐이겠죠.
카페에 음악이 나오니 후회가 몰려오네요. 기대했던 상황과 매우 달라서요.
엣지있는 모습을 기대하고 온 것은 아니지만, 늘 조용하던 곳에서 쓰던 것과 달리 음악이 흘러 나와 글에 집중하기 쉽지 않아서요.
최근 지인이 면접 준비를 시작했어요.
면접 준비에 몇몇 도움을 주었더니 붙잡혀 버렸네요. 덕분에 요즘은 카페를 자주 오고 있어요. 제가 지금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랍니다. 작은 게으름 같은 것이지요. 하지만 조심해야겠죠. 이런 저런 핑계로 다시 게을러지지 않게 말이에요.
기왕 글을 썼으니, 좀 더 관심있을 만한 주제가 없나 고민해보고 있는데 잘 떠오르지 않네요.
확실히 전과 달리 감성도 무뎌진 것 같아요.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사랑을 이야기 했는데, 정말로 가물가물해져 버리고 있거든요. 언론에서 말하던 '연애 세포 죽음'인 상태인걸까요. 연애를 꼭 해야만 하는 건 아니지만, 그건 조금 슬프네요.
유치하다 할 수 있지만, 연애를 하게 된다면 100문 100답 같은 걸 해보고 싶어요. 꼭 100문이 아니어도 돼요.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질문과 이해고, 그걸로 하나씩 맞춰가는 노력을 한다는 거죠.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그걸 꼭 말로 해야 하나? 라는 서운함이 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도 우리 자신을 잘 모르는데, 상대방이 알아주길 바라는 건 너무 하잖아요. 하지만 분명히 서로 맞는 부분도 있을 거에요. 그럴 땐 말하지도 않아도 알게 되겠죠.
문득, 오래 전에 카페에서 후배의 연애상담을 해줬던 때가 떠오르네요.
그런 날 있지 않나요? 보통(?) 여자분들이 촉이 좋다고들 하는데, 그 촉이 오는 날이요. 후배에게 톡을 받았는데, 뭔가 촉이 와서 카페에서 보자 했지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남친과 헤어졌다고, 붙잡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 지 물어보더군요. ....답이 있나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막상 제가 연애할 땐, 누구에게 어떻게 상담도 못하고 혼자 끙끙대다가 헤어졌네요. 그것도 이젠 오래 전 일일 뿐이에요. 나는 연인으로서 누군가에게 기억될만한 사람이었나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네요. 제 머리를 못 깎는 중일 뿐이에요.
이 기록보관소에 저는 많은 주제를 담았어요.
시간, 존재, 사랑, 자유, 경제 등등.... 저의 많은 조각들을 적었지요.
이런 주제들은 언제고 새롭고 가볍게 다뤄질 수 있는 주제임에도 쓸 말이 없어지는 걸 보면 안타깝게도 제 능력의 한계가 보이네요. 얕은 지식은 금방 한계를 드러내는 법이죠. 현실을 살아다가보면 생각이 없어지는 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아요. 뜬구름 같은 주제의 글들은 생각에 여유가 있는 이들의 몫이죠. 관심도가 줄어드는 것도 있구요.
확실히 정의, 도덕, 삶 등등 이러한 주제들은 실제적으로 경제적 삶과는 거리가 먼 주제들이죠.
과거 그리스의 노예들이 경제적 삶을 지탱해주었기에 수많은 철학자들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러한 주제들은 어느 정도 살만한 쁘띠 부르주아들의 사고에서 비롯되기 좋은 것들이죠. 하지만 중산층이 무너져 가는 이 때, 핵심 화두는 취업과 월급과 경쟁력과 경제력이에요.
주변 지인이 지적했던 대로, 확실히 전 어느 정도 쁘띠 부르주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이 절 편하게 대하며 또 다르게 지적했던 것처럼 찐따스러움(?)도 가지고 있지요. 그건 마치 나름대로 격식에 맞게 옷을 입었지만, 그 옷 스타일이 그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이도저도 아닌 엉성함이죠. 어쩌겠어요. 그 엉성한 것이 저인걸요. 지금은요.
얼마 전 글에서 썼다시피, 이제 그 엉성함을 좀 벗어볼까 하구요.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에 맞춰서 몸을 만들어야겠죠.
열심히 살다보면 다시 생각에 여유가 다시 깃들 날이 올 거라 생각해요.
그럼 오늘 하루도 즐거운 날이 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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