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과 친해지기 어렵다.
지켜야할 것들이 많아지고, 해야할 의무들로 인해 만남은 뒷전으로 밀린다.
만성적인 시간부족은 최우선이 아닌 것들을 배제시키고, 새로운 만남 역시도 행해지기 어렵다.
우리는 기존에 해왔던, 검증되고 안전한 만남만을 지속하게 된다.
모르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만나서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알아간다는 것은 분명히 즐거운 일이지만, 그 교류안에는 무수히 많은 방해물이 남아있고, 부족한 시간도 그 중 하나다. 부족한 시간 속에서 겨우 가지게 된 기회들을 갈등과 오해와 지루한 시간들로 보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기왕, 낸 시간 속에서 좋은 경험과 좋은 추억, 즐거움을 챙기고 싶고, 짧은 시간에 빠른 결과를 원하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이 빨라질수록 우리는 신속한 결과, 최상의 결과만을 따라 길을 만들어갈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좋은 징조는 아니다.
친한 사이든 안 친한 사이든 한 공간에서 오래지내게 되다 보면 정이 든다.
물론 끝끝내 정이 들지 않고, 사라져버렸으면 할 인간이 있지만서도, 친밀감, 편암함이 아니라도, 하다못해 익숙함이라도 생긴다. 우린 어릴 때, 무작위적인 길을 생성하고, 그 길 중에서 최상의 결과만을 남겨놓는다. 미리 산정해놓고 길을 만드는 것과는 정반대의 접근방식이다.
인간관계에서만큼은 이런 접근방식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 앞에서 우리는 단 한사람의 연인을 챙기는 것도 버겁다. 모든 것들은 처리해야할 하나의 사건이자, 수치로 뒤바뀌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달라진 접근방식만큼이나 우리는 표현하는데 더 조심스러워지고, 자꾸만 안으로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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