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떠오르는

앞으로도 잘 풀릴 거라는 보장은 없다.

어둠속검은고양이 2019. 4. 12. 10:03

살아가면서 앞으로도 잘 풀릴 거라는 보장은 없다.

살아오면서 잘 풀렸던 일보다 잘풀리지 않았을 때가 더 많았다.
그건 모든 일에 해당되는 말이었고,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말이었다. 오로지 성공만이 빛나는 법이고, 실패는 가려지기에 많은 이들이 잘 풀리지 않았다는 것이 잊혀졌을 뿐이다. 어떤 때는 시기상 문제로, 어떤 때는 타인의 실수 때문에, 어떤 때는 나의 역량 부족으로, 어떤 때는 사고 때문에, 어떤 때는 정책상 문제로 등등 핑계를 대자면 한도 끝도 없는 법이다. 하지만 결국엔 그것을 대처해야 하는 것은 나다. 원래 인생 굴곡이 그런 이유 아니겠는가. 그 때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 이유를 이겨내고, 대처하는 것이 살아간다는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오지 않는 사건사고가 어떤 이에게는 폭포처럼 쏟아지는 것이, 불공평하다 여겨지겠지만 항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불안해 했고, 미래를 대비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돈'을 추종하는지도 모르겠다. 친구와 가족들 마저도 흩어지는 냉혹한 현실 앞에 돈만큼이나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것이 어디에 있는가. 그래서 우리는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찾아다닌다. 꿈을 이루면 돈이 따라온다지만, 그거야 꿈을 성공적으로 이루었을 때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래를 확실하게 대비할 수는 없다. 막말로 돈을 열심히 모았는데, 쓰기도 전에 사고로 죽어버린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래도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대비해야지,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쩌면 우리가 학창시절을 부러워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땐 좋은 성적이라는 확실한 목표 하나만이 있어서, 의식주,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좋은 성적이 좋은 미래로 이어진다는 길 하나만 있으니까. 선택할 필요없이 그 길을 향해 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학창시절을 지나고 나면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이 길과 저 길, 수많은 길에 대해서 탐색하고, 어느 것이 미래에 대한 보장을 해줄 길인지 선택해서 나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그 길에는 수많은 장애물이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 때마다 이 선택이 맞는 선택인지 시험에 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린 결코 알 수 없을 것이고, 그 때 가서야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어떤 때는 잘 풀리던 일이, 어떤 때는 잘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앞으로도 잘 풀릴 거라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잘 풀리지 않았던 때가 많았고, 우리는 그 때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문제를 극복해왔다. 앞으로도 뜻하지 않는 사고와 사건에 휘말릴 것이고, 아둥바둥대면서 헤쳐나와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보장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확실한 보장을 찾아서, 일을 풀리지 않게 하는 것들과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며 살아갈 것이다.

불안한 미래와 불안정한 현재이지만, 나는 우울감과 허무주의, 저주와 혐오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시기나 운, 환경과 같은 것들이 뜻하지 않게 나를 휩쓸 거란걸, 그리고 이것이 빌어먹을 현실이란걸 인정할 테지만,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 더 발전하고, 더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노력만이 유일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니까.

p.s

이 글은 '그래요, 실존이에요'라는 글을 쓰기 전에 썼던 글이다.
이런 글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우울함을 풀어내는 글을 쓰다니.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늘 어렵다. 앞으로도 순간적으로 우울함에 잠길 때도 있을 것이고, 괴로워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울함을 극복할 것이며, 더 열심히 살아갈 거란 의지를 잊지 않는 것이다. 미래 일은 미래의 일일뿐 미리 생각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