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잡념들-생각정리

아이들에게는 법보다 주먹이 앞선다.

어둠속검은고양이 2018. 4. 25. 00:10

현실에서는 법보다 주먹이 앞설 때가 있다.


"폭력은 나쁜 것이다!"라고 주장하려면, 폭력이나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환경부터 갖춰놓고 주장해야 되지 않을까?


아이들이 괴롭히거나, 폭력을 쓰는 이유는 그에 대한 처벌이 너무나도 미약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리니까 선처해야 한다는 이유로 봉사 몇 시간, 간단한 체벌 등으로 끝나기 일쑤다. 사실 어린 나이에 법이니 뭐니, 그런 것을 염두할 생각도 못한다. 그러니 제대로 처벌하고, 이러한 처벌이 분명히 이루어진다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 현실을 생각하면 필자는 솔직히 괴롭힘을 당하거나, 맞고 다니는 피해자가 될 바엔 가해자가 되라고 하고 싶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건 아니다.)


필자는 중학교 시절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

한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했는데, 문제는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나를 보고 반 전체가 무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춘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그들은 나에게 풀었다. '사소해보이는 장난'으로 풀어내는 괴롭힘은 나에게 흉터로 남았다. 내 성격이 소심해진 것, 타인의 시선이나 기분을 과하게 신경쓰는 것, 갈등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들은 상당 부분 그 시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와서 몇몇 친구들은 필자에게 미안해하거나 눈치를 보는 느낌이 있지만, 대부분은 생각없이 지낸다. 괴롭힌 무리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여전히 날 깔보는 느낌이다. 그냥 그들은 이미 다 지난 일처럼 생각할 것이다. 그들 중 일부는 부모가 되었는데, 난 그들에게 한번 묻고 싶다. "지금도 내가 당했던 괴롭힘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네 자식도 똑같이 당하길 바랄게." 라고.


...당해보지 않으면 모를 고통이다.


그 때 그 시절, 그 어린 시절은 자그마한 사회가 아니라 정글의 세계였다.

학생들 사이에서 왜 주먹이 우위에 서는가. 그것은 법보다 주먹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것도 직접적이고 확실하다. 법? 제도? 그건 그냥 말 몇 마디면 끝나는 것들이고 귀찮은 봉사 한 두 번 하는 것이고, 아니면 학교를 며칠 쉴 수 있는 계기가 될 뿐이다.


왕따, 괴롭힘, 폭력에 대한 처벌이 미진할수록 아이들의 세계에선 주먹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다. 처벌을 강화할 생각을 하지도 않고, 학교에서는 숨기려고만 하니, 아이들이 내세운 것이 뭔지 아는가? '쟤들은 양아치라서 미래에는 쓰레기처럼 살거야.'라는 얄량한 기대감이다. '미래에는 내가 더 나아지겠지.' 라는 그런 기대감으로 현재를 버텨가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기대감이 직업에 대한 차별의식으로 번지는 것이다. '쟤는 양아치니까 그런 직업들이나 가지겠지.' 그 따위 의식들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런 기대감이라도 없으면 못 견디니까.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요즘에는 공부도 잘하는 애들이 괴롭힘도 교묘하게 잘한다. 그들은 지난 날을 학습했고, 괴롭힘 당한 애들이 복수하지 못하도록 집요하게 방해한다. 너 따위는 미래에 가서도 내 우위 설 수 없을거라는 듯이. 일진같은 애들이 양아치가 되고, 괴롭힘 당한 애들이 성공해서 동창회에서 되갚아주는 사이다 따위는 사라진지 오래다. 피해자들은 없어진 자존감에 현실에서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가해자는 어린 날의 치기였다는 듯이 잘난 자존감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아이들일수록 법과 제도로 분명하게 보호해줘야 한다.

현실적으로 대처할 생각은 안하고, 아직까지도 '어리니까, 선처해줘야 한다.'는 그 따위 안이한 마인드이기에 학교 폭력, 괴롭힘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피해자가 자살을 한 후에야 이슈화될 뿐, 시간이 지나면 또 잠잠해진다. 


법과 제도는 가해자의 미래를 보호해줬지만, 피해자의 현재를 보호해주지 못했다.


p.s 이제 나도 나이를 먹었다. 내 시절은 이랬지만, 요즘은 어떨까 싶다. 여전히 학교폭력, 왕따, 괴롭힘이 심한 지, 처벌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