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네요.
비교적 짧은 주기로 글을 써보는 것이요.
오늘은 오랜만에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해요.
정말 지겹지도 않냐고 말할 만큼, 사랑은 정말 수 많은 이야기가 있어요. 수 많은 작품과 수 많은 글과 수많은 이야기들이요. 인류가 지금껏 생존해 올 수 있었던 것을 이과적으로 말하자면 종족 번식 욕구라 할 테지만, 저는 사랑이라 하고 싶네요. 사랑의 종착점이 결국엔 가족의 형성으로 이어지니까, 사랑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어요. 저는 지금껏 직간접적으로 사랑과 연관된 글을 많이 썼었지만, 그럼에도 또 사랑에 대한 글을 쓰고, 또 써 보고 싶어요. 그래서 오늘은 가볍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사랑은 일종의 감정이죠. 마음이에요. 마음.
이 감정이라는 것은, 마음은, 종잡을 수 없어요. 늘 제멋대로지요. 이랬다가 저랬다가..그래서 우릴 피곤하게 만들어요. 그래도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바로 이 감정이죠. 마음이 없다면 우린 정해진대로만 판단하고 움직이는 로봇과 같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마음을 나 하나만 가지고 있는게 아니죠. 어릴 때 아이들은 친구와 다툴 때면 "니 마음만 있냐? 내 마음도 있다!" 라고 말하곤 해요. 그래요. 마음 하나만으로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는데, 그 마음이 사람마다 있네요.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은 두 사람의 마음이 맞아야 해요. 그러니 살아가면서 사랑하는 인연을 만나고, 결혼까지 하고, 가정까지 꾸리는 것은 어찌보면 기적이에요! 자라서 성인이 되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이 당연시 됐던 옛날을 생각해보면 그 흔한 것들이 뭐가 기적이냐고 피식 웃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저는 그 흔한 것들이 기적이었다고, 기적이 흔하게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싶어요. 현재에 와선 어떤 의미론 결혼이 기적이 되어 버렸지요. 슬프게도.
기적은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어요. 단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아득히 먼 우주의 시점에서 보면 정말 찰나의 순간에, 하필 그 장소에서, 하필 그 행동들이, 하필 그 대상들이 이루어내는 모든 것들이 자신을 규정하고 있죠. 배트맨 비긴즈에서 배트맨이 '너를 나타내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너의 행동들이다'라고 말하죠. 그리고 우리의 모든 행동들은 우주적 관점에서 '하필'이라는 우연에 기반하고 있고요. 그러니 확률적으로 봐도 그 모든 것들은 기적이죠. 하잘 것 없어 보이는 모든 것들도 기적이에요. 단지 그 기적이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는 자신에게 달려 있어요.
말이 옆으로 샜네요.
그런 기적적인 존재 둘이 만나서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 사랑이죠. 그런데 어쩌죠? 이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은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닌데. 그래서 참으로 어려워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요. 그래서 그 사람이 사랑하는 형태로 자신을 바꾸려 시도하죠. 그 사람은 당당한 모습을 좋아해. 그 사람은 긴 생머리를 좋아해.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모습도 바꾸고, 성격도 바꾸고, 행동도 바꾸려 하죠. 그렇게라도 해서 마음을 얻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대부분은 실패로 돌아가요. 억지로 꾸는 모습들은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과 같아서, 상대방도 금새 눈치를 채거든요. 본인이 봐도 본인이 어색한데, 타인이 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제일 좋은 것은 '나답게'지만, 문제는 그런 '나 다움'을 상대방이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제일 좋은 사랑은 본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서로 사랑하고 인정하면서, 이해하면서 자연스레 닮아가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경우는 대게 오랫동안 만나면서 동화된 끝에서야 발현되는 모습이죠. 처음부터 죽이 착착 맞는 경우도 있지만, 내 마음을 내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데, 모든 것들이 딱 맞아떨어질 순 없죠. 모난 돌들이 정을 맞아 깎여가듯이, 두 사람이 부딪치고 부딪치면서 서로에게 맞는 존재가 되어 가는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사랑이라는 것은 인생을 완성시키는데 꼭 필요한 조미료 같네요. (뭐...불행한 가정들도 많다는 걸 생각해보면 현실은 꼭 그렇지만도 않지만요....)
여튼 그래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맞추려고 많은 것들을 변화시키죠. 외모도 가꾸고, 몸도 만들고, 성격도 꾸미고..... 사랑 중에 가장 슬픈 것이 있다면 짝사랑이 아닐까 해요. 많은 것들을 상대방에게 맞추지만, 혹여나 상대방에게 거절당할까봐, 지금 관계도 유지할 수 없을까봐 꽁꽁 숨기면서 앓는 사람이 많아요. 겁이 많죠. 생각보다 거절당해도 세상이 끝난다거나 갑자기 사회가 무너진다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사랑에 시야가 좁아져서 두려움에 몸서리쳐요. 그래서 인간관계를 가만히 보면 짝사랑을 숨기고 곁에 남아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친구라는 핑계로, 동료라는 핑계로, 어떤 무언가의 연결고리를 동아줄로 삼아서 선을 넘지 못하고 매달리죠. 그냥 놓으면 되는데. 나만 놓으면 끝날 텐데, 또 그걸 놓지 못해요. 개를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개는 생각보다 안 무섭다고 개를 마주해야 이겨낼 수 있다고 개 앞에 내버려둘 순 없죠. 마찬가지에요. 그 고통스러운 짝사랑을 끝내라고, 시원하게 고백 박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결말이 난다고, 말하라고 말할 순 없어요. 그 고통이, 그 두려움이 충분히 이해되니까요. 그래도 결국 해결책은 용기를 낸 고백뿐이죠. 입력을 해야 결과값이 나오니까. 입력하지 않으면 결과값이 나오지 않으니까.
짝사랑 하는 쪽도 고통이지만, 반대로 짝사랑을 받는 쪽도 힘들죠.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 줄 수 없다는 미안함과 나쁜 짓을 하는 것 같은 죄책감,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니까요. 볼 때마다 미안할 거고, 만날 때마다 눈치를 봐야겠죠. 결국 동아줄로 겨우 연결되어 있는 그 관계도 끝나게 될 거에요. 서로 눈치 보게 되는데 어떻게 만남이 편하겠어요. 상대방은 마음을 얻으려고 다 맞춰주겠다고 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관계를 더 악화시키죠. 사랑을 받아 줄 수 없어서 죄책감과 불편함이 더 커질 테니까요. 그러지 않았으면, 오히려 눈치 안 보고 원래대로 살아가는 모습이 더 편할 거예요.
그래서 그냥.
그냥 너라서 좋아. 라는 사랑이 제일 좋은 사랑이 아닐까 해요. 물론 그 사랑도 세월이 흘러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겠지요. 사람은 입체적이고, 가변적이기 때문에, 사랑했던 사람이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어요. 반대로 나도 다른 방향으로 변할 수도 있구요. 그 변화까지도 늘 사랑할 수는 없어요. 사랑은 감정이니까. 그래도 그 변화까지도 자연스레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거죠. 때론 다투면서, 때론 화해하면서 말이지요. 내가 좋아했던 그 때의 그 감정도 중요하지만, 서서히 스며드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해요. 인생 길이를 생각해보면 스며드는 것을 받아들이는게 더 크죠. 그렇기에 첫 시작이 '너라서 좋다'는 이유의 이상적인 사랑일지라도, 안주하지 말고 상대방을 어느 정도 의식하며 발전하는 모습이 중요해요. 첫 시작이 이상적인 사랑이 아닌 경우는 더 그렇겠죠.
마음이라는 것이 기브 앤 테이크 였으면 좋았을까요. 사랑한 만큼 사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요. 아마 짝사랑으로 고통받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사람들은 결코 그것을 원치 않을 거라 생각해요. 우리가 원하는 사랑은 거래하듯이 받는 사랑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마음이니까요.
아, 어렵다.
사랑.
p.s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두서가 없네요.
p.s2
이 글을 쓰다보니 오래 전 헤어진 후 남자친구를 쫓아가서 잡아야 할 지, 기다려야 할 지 고민하던 여후배를 상담해줬던 기억이 나네요.
아, 그리고 헤어진 남친을 다시 사귀는 게 좋을지 고민하던 여사친을 상담해줬던 기억까지도요.
p.s3
저도 고백 못하고 오랫동안 짝사랑만 했던 경험도 있고, 또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던 이상형에 맞추려고 부지런히 관리하던 경험도 있어서 그런지 고백도 못하고 끙끙 앓는 짝사랑을 보면 참 감정이입이 많이 되네요.
p.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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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소박이 - 너를 좋아하고 좋아하다 지쳐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