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대다수의 풍요로움에 대한 욕망은 자본가의 이익에 대한 욕망과 결합하여 소수에 대한 착취로 나타나게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누구나 풍요로움을 바란다. 풍족한 삶을 바란다.
기아와 빈곤이 아직 세계 곳곳에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류는 가난을 넘어서 과잉생산 단계에 접어들었다. 단지 자본주의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곳, 대량생산기반 시설이 전무한 곳만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고 있을뿐이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과잉생산산을 해소하기 위해 소비 촉진을 외쳐대고 있다.
허나, 선진국에도 분명히 빈곤한 자는 존재한다. 그 빈곤한 자들은, 거리에는 온갖 식료품과 의류가 넘쳐 나지만, 그것들을 살 돈이 없을 뿐이다. 상대적 빈곤함과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빈곤함은 제쳐두고서라도, 물건들 자체는 이미 어디든지 그득그득 넘쳐나고 있다. 단지 소유를 하지 못할 뿐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50년, 40년 전 만해도 대한민국에는 먹을 것, 입을 것이 없었다.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었다.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이들은 단순히 밥 세끼, 몸을 가리는 용도의 옷을 넘어서 그 이상의 풍요로움을 원한다. 사계절에 맞는 옷과 자신을 드러내주는 스타일의 옷들을 쇼핑하고, 먹는 것도 좀 더 건강하고, 영양소가 담긴 음식을 원한다. 우리는 이것들을 좀 더 저렴하게 구하길 원한다. 소유한 화폐의 한도 내에서 좀 더 풍족하게 살기 위해서 가성비를 따지는 것이다. 좀 더 저렴하게, 좀 더 품질 좋게, 좀 더 편하게.
이러한 욕망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한 욕망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자본가들은 부단히 노력한다.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범위내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한다.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비용절감에는 인건비 축소가 필수불가결하다.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에서는 해고가 있을 것이고, 공장 자동화가 있을 것이며, 부득이하게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작업은 인건비가 가장 저렴한 곳을 향해 자본가들은 해외로 떠날 것이다.
그리고 자본가들은 인건비와 물류비용이 가장 저렴하게 드는 곳을 찾아낼 것이다.
그들은 몇 달러를 손에 쥐어주면서 노동력을 착취할 것이다. 하지만 착취당하는 개발도상국의 노동자들은 불평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고작 몇 달러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한달을 살아갈 돈이고, 가족의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이 지급하는 인건비에는 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누구를 욕해야 하는가.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지 않는, 고작 몇 달러로 개발도상국의 노동자를 부려먹는 자본가들을 욕해야 하는가.
아니면 풍요로움을 원하는 저 다수의 선량한 사람을 욕해야 하는가.
단지 그들은 풍요로움을 원했을 뿐이고, 풍요로움을 위해 좋은 품질에 저렴한 가격을 찾았을 뿐이다. 그리고 자본가들은 그들이 원하는 가격대에 원하는 품질을 맞추기 위해 저렴한 인건비가 있는 곳을 찾았을 뿐이다. 그들은 법대로 했을 뿐이다. 그 나라의 최저임금을 준수했으며, 열악함이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부분으로써 공정을 맡겼을 뿐이다. 그 임금으로 해당 나라의 노동자들은 굶지 않게 되었다. 열악한 곳을 개선하기 위해 기반시설을 늘리기에는 도저히 타산이 맞지 않는다.
이익을 추구하는 욕망, 풍요로움을 바라는 욕망.
이 둘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이 두 욕망이 합쳐지면서 괴물이 탄생한다.
허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저 선량한 사람들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알지 못한다. 알 생각조차 없다. 단지 상당한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득템했다고 기뻐할 뿐이다.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을 경제배후지로 삼아 착취로 이루어낸 세계다.
선진국의 국민들은 알게 모르게 착취 위에서 풍요로움을 만끽할 뿐이다.
더 많은 풍요로품은 더 많은 착취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당연한 결과다.
ps. 선진국들은 대신 일해줄 노예가 필요하기 개발도상국이 발전하길 바라지 않는다. 불평등은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ps2. 요즘 일부 선진국에서는 윤리적 소비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인류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좀 더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운동이 잘 이루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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