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존실/잡념들-생각정리

당신은 어떤 마음에서 뭐해?라고 톡을 보냈을까요...

어둠속검은고양이 2017. 1. 8. 20:43

전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다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는 것도...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일까요.

당신과 관련해 글을 몇번이고 썼습니다.

그리워하고 있는 마음을 담아 쓴 적도 있고, 단지 그 때가 그리워서 쓴 적도 있습니다.

혹은 그 때를 회상하며, 이제는 떠나리라는 마음에 글을 쓴 것도 있습니다.


전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왜 이렇게 또 글을 쓰고 있을까요.

당신이 읽어주길 바라는 것일까요.


다 잊고 잘 지내왔는데 문득문득 당신을 되돌아보는 것은 왜일까요.

내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 때문일까요.


저는 너무도 서툴렀습니다.

내가 감당하기에 당신은 너무나도 어려운 사람이었습니다.


나보다 연상에, 연애 경험도 많았던 당신.

당신은 너무나도 능숙했습니다.

하지만 또 마음만은 너무나도 섬세했고, 멘탈은 너무나도 약했습니다.


편안하게 대하는 것이 내 장점이라 여겼지만서도, 혹 그대가 내 이 편안함 때문에 잠시 머무는 것이라 해도 나는 그저 좋았습니다.


당신은 날 손바닥 위에 놓고 훤히 보고 계셨습니다.

나 역시 당신이 날 손바닥 위에 놓고 마음대로 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알면서도 나는 어쩔 수 없었지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내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


내 원칙들을 조금씩 조금씩 어겨가면서...

되도록이면 어떻게든 원칙을 어기지 않으려고 머리를 쥐어짜던 그 때.

저는 어설펐고, 서툴렀습니다.


어쩌면 당신도 서툴렀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서툰 남자를 다루어본 적은 없을테니까요.


혹시, 당신은 당신의 나름대로 저에게 맞춰줬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서툴렀던 내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여전히 당신에게 헤어나오지 못해서, 당신을 믿고 싶어서 이렇게 당신을 미화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어떤 글을 하나 보았습니다.

그제서야, 지난 날의 당신의 태도에 대해 좀 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혹시, 그 때 어떤 생각이었을까 하는.....


사랑 앞에서는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해왔던 것과는 달리 저는 자존심을 택했습니다. 당신에게 기죽지 않으려고, 한 번쯤은 강하게 나가야겠다고.


허나, 그것이 마지막이었지요.


그 때 그 대화를 끝으로 당신과 저의 인연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 때 나는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당신은 언젠가 나를 떠날 것이라는 걸.

단지 당신이 지금은 너무 힘들어 잠깐의 안식처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렇기에 나는 당신을 놓기로 결심했었습니다.


그 후로 우리의 대화는 파국을 치달았고, 결국 저는 당신에게 쐐기를 박았습니다.

분명히 이 말을 하면, 당신과 영영 헤어질 것이 분명하리라는 걸 알았지만, 저는 결국 그 말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 대화를 끝으로 남남으로 돌아갔습니다.


제가 문득 어떤 글을 하나 보았다고 했지요?

'뭐해?'라는 글을 보내지 않는 것이 참는게 얼마나 힘든지...라는 그 글 하나.


그 글 때문에 오늘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혹시나 당신도 그랬을까 하는 마음에.

내가 오해한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당신은 저에게 7월 7일 '야, 뭐해?'라고 딱 한 단어 보내셨지요.

비가 오던 그 날.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그 날. 우리가 헤어진지 대략 3개월쯤 뒤.

이제보니 시간이 좀 흐른 뒤네요.


사실, 전 당신의 카톡을 미리보기로 확인했었습니다.

허나, 답하지 않았습니다.

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보내온 그 한 마디.

심장이 두근거려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확인도 안 한 척 했지요.


전 당신이 절 떠보기 위해 보낸 것이라 결론내렸었습니다.

당신은 그만큼 잘난 사람이었기에.

사실 당신에게 있어서 저는 심심풀이 땅콩에 불과했던 사람이기에.


하루가 지나고 전 당신의 카톡을 확인했습니다.

숫자1이 사라지고 난 것을 보면 혹시나 당신이 어떤 말을 또 할까 싶어서...

대답은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말해주길 기다렸습니다.

허나, 당신은 아무말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걸 끝으로 당신과의 인연은 완전히 마무리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대화방이 (알수없음)으로 뜨는 당신.

당신은 카톡을 탈퇴했고, 그 후 저도 폰을 바꾸면서 당신의 연락처를 옮기지 않았으니까요. 당신이 어떤 마음에서 보냈을지, 이제와서 다시 돌아보는 것은 저의 부질없는 미련이겠지요?


아직도 당신이 보고 싶다거나, 그립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습니다.

단지 당신과 함께 했던 과거가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 때 그 서툴렀던 내가, 서툴렀기에 잘하지 못했던 나 자신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제가 좀 더 잘했더라면, 당신이 나를 좀 더 연애 상대로 보고, 기댈 수 있었을까요.


아니면, 내 생각과는 달리 당신이 제 마음이 떠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많은 부분을 나에게 기댔었기에, 뭐해?라고 보낸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전 여전히 당신이 좋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제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조금은 있지만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는 마음은 없습니다.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은 단지 옛날이 그리운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떤 마음이었든, 그래도 연애에 서툴렀던 나에게 다가와줬던 당신이었기에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당신이라서 전 당신이 좋습니다.

부디 좋은 인연 만나서 잘 살았으면 합니다.

문득, 당신의 소식이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