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 그 카페 좋더라>라는 책을 다시 읽었다.
2009년도에 첫 발행을 했으니 10년도 더 된 책이다. 세월이 참 빠른 듯싶다. 이렇듯 오래된 것들을 한 번씩 들춰보면 지난 세월이 떨떠름하게 느껴지곤 한다. 체감상으론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날짜상으론 이미 10년이 지나고 있다.
당시엔 카페 창업이 한창 유행이었다. 당시에 회사원들은 돈 모아서 퇴사하고 카페를 개업해서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 꿈이라고 인터뷰를 하곤 했다. 하지만 다들 그렇듯 돈이 없어서 카페를 차리지 못했다. 그래도 10년이 지난 지금 수 많은 카페 브랜드가 생겨났고, 길에서 카페를 흔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지금 와서 보자면, 자영업은 확실히 지옥이다. 카페 시장은 이미 과포화를 넘어 제 살 깎아먹는 경쟁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각종 프랜차이즈 카페, 오직 가격만으로 승부 보는 카페, 월세를 줄이기 위해 공간을 최소화하여 테이크 아웃만을 전문으로 하는 카페, 아니면 특정 마니아들을 겨냥한 만화 카페나 애견/고양이 카페, 그 외에 북카페나 보드게임 카페 등등 수많은 카페들이 살아남기 위해 다양해졌으나 또 생각보다 천편일률적이기도 하다. 카테고리화 되어 있달까.
얼마 전에 카페 사장의 인터뷰 중 하나가 인상 깊었다. 지인이 카페 창업한다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다는 것이었다. 개업하고 나서 한동안 장사가 잘 됐는데 1~2년 사이에 주변에 5군데가 넘게 카페가 생겨서 매출이 너무 줄어서 결국 폐업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이걸 보고선 자영업이라는 것이, 카페가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건 아니란 걸 느꼈다. 음식을 잘 만들면 물론 인기가 있다. 주변에 동종업계가 없고 유동인구가 적절하게 있으면 금상첨화다. 근데 그것이 그 당시에만 해당된다는 것이 문제다. 내가 개업한 후로 새로운 동종업자가 나타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있을까. 목 좋은 곳은 남들이 보기에도 목 좋은 곳이다. 내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다른 카페라는 선택지가 생긴 마당에 손님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말 지옥이 따로 없다.
여튼 이 책이 발간될 2009년 당시엔 카페 창업이 유행이었다는 말이다. 필자 역시 내부 인테리어나 카페에 관심이 많았기에 관련 서적을 뒤져보곤 했었다. 이 책은 단순히 도쿄의 특색 있는 카페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해당 카페를 사례로 창업 시 들어가는 비용, 경영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까지 디테일하게 적어놓은 책이었다. 진지하게 카페 창업을 고려해볼거라면 한 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었다.
어떤 특색이 있는, 나만의 개성이 넘치는 카페를 만들 것인가. 그리고 그런 카페를 어떤 곳에 차려서 어떤 식으로 운영해나갈 것인가. 이런저런 카페를 보면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땐 일본 여행을 다시 가게 된다면, 도쿄 카페를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안타깝게도 도쿄 여행을 가지 못한 채 10년이 지나버렸다.
이 책에 소개된 카페는 아직 남아있을까 궁금하다.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p.s
검색해보니 삼월의 양 이라는 카페가 한국에도 지점이 생겼었는데,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은 듯하다.
아쉽다. 알았더라면 가봤을텐데.
인기가 있으면 프랜차이즈화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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