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면서 기회가 몇 번이나 온다고 생각해?"
우리의 인생은 눈 앞에 어떤 액체가 담긴 불투명한 항아리를 마실지 말지 결정하는 것과 같다.
불투명하기에 안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다. 단지 알 수 있는 건 안에 액체가 들어있다는 것이고, 마실지 말지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은 나에게 있다는 것 뿐이다. 저 액체가 독이 될 지, 아니면 나에게 행복감을 가져다 줄 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그런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무시할 수도 있고, 아니면 바닥에 쏟아버릴 수도 있다. 바닥에 쏟아버리는 순간, 우리는 그것이 무엇이었는가 명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마실 수 있는 기회는 지났다. 기회란 그런 것이다. 행동을 취한 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냥 그 항아리를 무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린 기회였는지 어땠는지 영원히 알 수 없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항아리에 든 액체를 마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액체가 그 동안 상했을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독으로 변했을 수도 있다. 반대로 숙성이 됐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늘 우리 앞에 액체가 담긴 불투명한 항아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은 이것이다. 우리는 매번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최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항아리를 두드려보기도 하고, 냄새를 맡아보기도 하고, 항아리를 흔들어보기도 한다. 온갖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국 모르는 상태로 선택해야만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항아리는 1개씩, 순차적으로 주어진다는 것이다.
마시든지 버리든지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나서야 항아리에 새로운 액체가 채워진다. 마시지 않고 바라만 봐도 상관없다. 누군가에게는 일생동안 단 한번의 선택이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여러번의 선택이 찾아온다. 하지만 남들처럼 따라가려다, 섣불리 마셨다간 독배를 마실 수도 있다. 이 역시도 선택의 몫이다.
항아리에 액체가 채워지는 시기는 20대가 가장 빠르고 다양하다. 그 다음은 30대고, 40대와 50대부터는 좀처럼 빨리 채워지지 않는다. 결정하는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나에게 분명히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거절하거나, 쏟아버린 건 결국 나다. 거절한 것들은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으로 남았고, 쏟아버린 것들은 그 후에야 비로소 기회였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이제와서 그것들을 되돌릴 수 있을까? 하고 반문하지만, 항아리 속 액체는 사라진 뒤다.
컵에 담긴 그 사람이 좋아하던 차를 마시며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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