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린 아직 모른다

어둠속검은고양이 2018. 2. 4. 04:45



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린 아직 모른다.

(아노하나)


잡담1.

.......

어릴 때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을 어느 순간부터 보지 않게 되었다.

만화책이나 웹툰은 여전히 많이 보는 편이지만, 애니메이션에 아예 안 보게 되었다. 다른 곳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있지만, 요즘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돌 마스터? 러브라이브? 현실의 연예계나 아이돌에도 관심이 없는데.....

이 애니메이션은 김도의 성불 클립을 보고나서 찾게 되었다. (굉장히 매력있는 아저씨다.)



잡담2.


TV판 애니메이션으로 접하고 극장판도 챙겨 보았다.

리뷰는 둘 다 포함해서 할 예정이며, 극장판에 대한 리뷰가 있기에 영화로서 리뷰를 작성한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TV판 애니메이션을 보고 극장판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겹치는 내용이 많은 편이나, 전체적인 스토리를 본 후, 각자의 입장에서 보는 맛이 입체적이라 남다르게 다가온다.



리뷰1. (TV판/극장판)

장르로 구분하자면, 일상/드라마/청춘물/성장물 이라고 볼 수 있으려나 싶다.

열혈 청춘물은 아니고, 사춘기 시절에 겪을 법한 감정들과 관계 문제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이 애니메이션은 친구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이들 사이의 있던 각자의 마음을 엮어내어 관계 갈등을 해소하고 하고 있다.

어린 시절, 사고로 친구의 잃게 된 5명의 친구들은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친구의 죽음은 각자의 마음 속에 다른 형태의 상처로 남게 되었고, 상처를 미처 풀어내지 못한 채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관계 역시도 멈춰버렸다. 어느 날 주인공 앞에 죽은 친구가 나타나게 되면서, 이들 사이에 멈춰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게 된다. 이들은 서로에 대한 마음과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성장하게 된다.

11화로 가볍게 제작한 탓인지, 아니면 주제에 집중한 탓인지, 빠른 전개와 함께 사소한 부분은 넘어간다. 6명이 어떻게 친해지게 된 계기, 그리고 어떤 사이였는지, 어떻게 관계가 흘러갔는지 명확하게 밝혀주지 않는다.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만 조금씩 풀어놓는 식이다. 이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극장판을 통해 일부 해소된다. 극장판은 애니메이션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각자의 입장에서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회상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풀어놓는 모습을 보인다. 

빠른 전개로, 온전한 하나의 단편소설을 보는 느낌이지만 그만큼 허술한 부분이 있다. 부분적인 애매한 설정과 감정의 변화에 대한 처리 문제로 억지 전개 느낌이 주기도 한다. 이 부분은 극장판을 통해 좀 더 해소되는 느낌이다. 취향만 맞으면, 여운도 남는 그런 괜찮은 애니메이션이다.


p.s

마지막에 나오는 물망초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마세요' 로 신의와 우애를 상징한다.



리뷰2.

남녀간에 과연 친구가 있을 수 있는가?

라는 물음에 각자의 대답은 다르지만, 현실에서 소꿉친구 혹은 친했던 이성친구와 결혼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물론, 안 그런 경우도 많다. 케바케 여튼 간에, 친했던 이성 친구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마음을 품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대로 옆에서 지켜보자니 답답하고, 그렇다고 고백하자니 여지껏 쌓아왔던 모든 관계가 무너질까봐 두렵다. 본격적인 희망고문. 치즈루는 포기한 듯 체념하고(이라 쓰고, 옆에서 무한 대기 중이라 읽는다), 아나루는 상황에 휘말려 실토하듯이 고백한다. 굳이 사춘기 시절이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을 두려워 한다. 특히나 그 감정들이 주변 인물과 관계가 있을 때 말이다. 중한 관계를 잃고 싶지 않는 것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또한, 사랑을 하게 되면서 생겨나는 질투와 시기 같은 '자기 우선적인' 어두운 감정에 당황하고 부정하고 싶어한다. 동질감과 연대의식을 느낀 '진정한' 친구 사이에는 한없이 '선'의 느낌을 지닐 줄만 알았는데 그것이 아닌 것이다. 그런 감정들과 그에 대한 반응들, 그리고 갈등들을 친구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와 함께 잘 녹여내서 담아놓은 작품이다. (극장판에서 이 부분 중점으로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첨언하자면, 안 지르면 당장은 그 친구가 곁에 남아있겠지만, 결말은 100% 헤어진다. 서로 배우자 생겨서 각자 갈 길 가는 거지 뭐. 인생 뭐 있나. 그냥 꼴아박고 뒈지는 거지



리뷰3.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으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이 주제로 많이 나오는 느낌이다.

'진실로' 부딪치면 서로 이해하고, 해피한 결말! 이런 느낌의 애니메이션이 많은데,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갈등이 증폭되기도 한다. 일본의 사회적 폐쇄성에서 겪는 개인들의 심리적 고통들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해소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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